시작과 끝에서 보며 본 것을 제자리에 두기

지각된 자아(The Perceived Self)

우선, 자기 지각 경험의 일부로서 자아가 있다. 내 시각장에서, 이를테면, 내 손을 노트와 탁자, 그리고 쥐어진 연필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그 손이, 노트, 탁자, 그리고 연필이 없어도, 내 일부임을 나는 의심치 않는다. 

 

    두 번째, 내가 눈을 움직이며 머리를 돌리거나 창가로 걸어가는 경우, 지금 내가 얻고 있는 지각 (그리고 여타) 경험들의 중심(核)을 나는 내 자아로 격리할 수 있다. 경험의 중심으로서 이러한 자아는 수동적인 ‘것’이기보다는 능동적 에이전트로 보인다. 그러한 ‘것’은, 사실, 내 눈을 움직일 수도, 내 머리를 돌릴 수도,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 그리고 그것은 또한 시각 또는 경험 장의 특정 부분에만 주목한다. 이러한 능동적 자아는 볼지 말지, 움직일지 말지, 연필을 잡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일정한 한도 내에서, 이것은 경험할지 말지까지도 결정할 수 있다.** 

 

 **  동양 철학은 항상 경험자의 이러한 자율성을 북돋아 왔던 반면, 서양 세계에서는, 특정 객관적 실재에 대한 그 전통적 믿음을 방어할 요량으로, 경험을 강제로 부여되는, 피할 수 없는, 그래서 오히려 수동적인 것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지속되어 왔다.

      

    이것들 말고도, 자아 개념에는 또 다른 외관들이 더 있다. 이를테면, 사회적 자아가 있다. 경험하기 주체들로서 우리는 타자들과 특정 관계들에 진입하며, 행위자(俳優)로서 우리는 특정 패턴이나 역할을 채택하고, 그것을 결국에는 우리가 자기 자아라고 부르는 개성(個性)의 일부로 간주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개념적 핵심의 구성이기에, 고로, 자아의 사회적 외관들은 무시할 것이다; 또한 그것의 주된 발달은 기본 자아가 이미 확립된 사춘기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음 쪽들에서는 그 핵심 개념의 주된 두 부분, 경험의 중심(核)으로서 자아 그리고 지각된 ‘것(entity)’으로서 자아를 다룬다.

 

    인지 주체는, 영속 대상들 구성과 동시에, 구성한 상당수 반복 가능한 아이템(item)들을 결정화시켜 그것들을 외재한 그리고 독립적인 것들로 취급한다. 그와 같이 생겨난 구별은, ‘주관적’ 환경을 창조함으로써 유기체/환경 구별의 대부분을 포괄한다. 그 외재화된 영속 대상들이 이제 ‘실존’하는 곳은, 바로, 그 대상들이 경험되면서 그것들에서 추상되었던 시공 관계들로 구조화된 외부 세계다. 

 

    이러한 외재화의 진행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은, 그 대상들을, 실제 이용할 수 없을 때, 재연하는 능력의 발달이다. 한편, 이러한 중첩된 구성으로 결과된 ‘내부’과 ‘외부’는, 관찰자가 <관찰된 유기체/그것의 환경>을 만든 이분법과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그 <내부/외부>는 주체의 개념화 결과로서, 그 주체는 이를 써서 재연된 아이템들을 기억과 구별하고, 실제 구성되고 있는 아이템들을 감각운동 소재와 구별한다. 그 구별은, <‘눈에’ 선한 장면을 갖고 꿈에서 깨어나, 실상, 그것은 꿈이었고, 그 순간 실제 이용 가능한 감각 소재로 구성 가능한 여하한 것과도 결단코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구별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내부, 외부 모두 경험이며, 그것들 사이 구분은, 고로, 경험의 두 유형들 사이 구분이지, 경험하기 주체와 (그 어떤 이에 의해 경험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기성의 ‘객관적’ 대상들 사이 구분은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기를 알아차릴 정도가 되면, 그 두 가지 경험 유형은 우리가 바로 그것을 행하고 있는 주체라는 확신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가 깨어나 쾌청한 바닷가는 꿈의 일부였고 실제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음을 깨달을 때, 창밖을 지금 내다보는 이가 우리라는 것 못지않게 꿈꾸고 있던 이도 우리, 우리 자신들이었음을 우리는 의심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 어느 쪽도 우리한테 우리 자신들을 ‘여타 물(物)들 가운데 하나의 물(物)로’ 보는 생각을 주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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