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이 세상의 기원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無名, 天地之始. 有名, 萬物之母.
무명, 천지지시. 유명, 만물지모.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교.此兩者同出而異名
고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교.차량자동출이이명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동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
도, 되돌며 쓰이는 한 도라 하겠지만,
그 바 알아차려 보인 것, 도이겠는가?
이름, 불리는 한 이름이라 하겠지만,
그걸로 가리켜진 것, 이름이겠는가?
불려지지 않았던 바에서 하늘 땅이 비롯되고,
가리켜져 불리는 바에서 만물이 만들어지도다.
그렇기에,
그 신비는 바람이 없어야 볼 수 있고,
이 세상은 바람이 있어야 볼 수 있도다.
이 둘은 같이 나와 맞닿은 바로 여김에
하나로 보이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도다
이러니,
둘 다 심오하고 미묘한 것들이라 일컬어져,
알 수 없는 것들 가운데 으뜸이라 신비로우며,
모든 알기에 이르는 으뜸이 이것이 되었도다.
제 2장 된사람의 해탈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是以聖人,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
시이성인,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만물작언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부시, 공성이불거
夫唯不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세상 사람 모두 미로 '여기는' 것은 정형을 강요한 것이니 그것을 우러름은 악이 되고,
세상 사람 모두 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득 보는 자들이 있으니 그것은 선하지 않도다.
이러한 바와 같이,
없음에서 성공으로 있음이 나오고 잦은 실패로 없어진다는 것과,
어렵게 나와 손에 익어 쉬워지지만 재차 얽혀 어려워진다는 것과,
장단이 있어 빚대기에 맞아들며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과,
고하가 있어 흐르는 바와 거스르는 바로 다툼이 있게 된다는 것과,
말하는 소리와 듣는 음에 그 다름을 두어 어울릴 수 있다는 것과,
앞뒤가 있어 따라야 할 것과 스스로 닦을 것이 있게 된다는 것을
알아본다면,
된 사람은,
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라 되어져 가는 바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떠오르는 바를 말하기보다는 되어짐을 살펴 도움으로 가르치고,
세상 모든 것들은 우리가 만든 것이니 어느 하나 내치지 않으며,
함께 노력해 생겨난 것들 그 무엇도 자기 것이라 말하지 않으며,
이미 이루어진 바에 머물러 반복해 치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며,
이루며 살되 이룬 바를 내세우거나 이로 사람을 부리지 않으리라.
이렇게,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아니할 때,
그로써 더 이상 갈 곳이 없더라!
제 3장 된사람의 세상 응대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불상현, 사민부쟁.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是以 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시이 성인지치,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常使民無知無欲, 使夫智者不敢爲也,
상사민무지무욕, 사부지자불감위야,
爲無爲, 則無不治.
위무위, 즉무불치.
빼어난 자와 권위를 받들지 않으니, 자신을 내세우고자 다투는 사람이 없고,
쓰는 것은 쉬이 얻도록 귀히 여기지 않으니, 훔칠 마음을 품는 사람들이 없고,
바라는 바들을 서로 내비치지 않으니, 사람들 마음이 어지럽지 아니하리로다.
이로써 된사람의 응대는,
마음을 허투로 먹어 허망하지 않게, 몸을 허투로 써 헛짓이 되지 않게 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자신의 뜻을 낮추어, 함께 하는 사람 관계를 견실하게 하고,
앎과 행이 따로 놀지 않게, 무지, 필요와 바람이 어긋나지 않게, 무욕하는 것일지니.
사람들과 항상 이리 살면,
식자라 일컫는 자들이 감히 뜻을 세워 휘두를 수 없을 것이로다.
되어져 나감에 따라 맞추어 행하는 것, 세상에 대한 응대로다.
제 4장 저 세상과 이 세상 바닥
道,
도,
沖而用之, 或不盈.
충이용지, 혹불영.
淵兮 似萬物之宗.
연혜 사만물지종.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
湛兮 似或存.
담혜 사혹존.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
오불지수지자, 상제지선.
'도'로써,
비어 있는 저 세상을 쓴들 다함이 있겠는가!
하니, 무엇을 창조한들 저 세상을 빚대겠는가!
최초로 되도는 바 시작과 끝이 엇물려 이어지며,
그로 바탕 삼아 만물이 쌓여 우리 세상이 있도다.
마음을 찌르는 칼날을 꺽어 무디게 하여,
얽혀 요동치는 것들은 풀어 편하게 하고,
빼어난 것들이 그 한계를 넘지 못하게 하여,
미진한 것들도 그 쓸모를 다하게 하는 사이,
맑게 보이는 그 되도는 바,
있는 듯 없는 듯 저 세상.
내 그 무엇인지 알지 못하나,
그 무엇보다 앞선 것이리라!
제 5장 설명할 수 없는 것, 침묵하라!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天地之間, 其猶탁약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허이불굴, 동이유출.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수궁, 불여수중.
제자리 제몫을 다한 만물, 되도는 바 모두 우리 세상에서 사라지고 잊혀지듯이,
된사람은 맺어진 목적이 다한 것들과 연을 깃털처럼 가벼이 여겨 응대하는도다.
우리 세상은 저 가없이 빈세상에서 말미암아 나온 것이로니,
만들어 쓰이고 있는 것은 그 무엇이든 이 세상 것이 되도다.
이를 설명하고자
많은 말로 자주 막히기보다는
침묵하는 것이 나으리라!
제 6장 이 세상의 뿌리, 허구로서 저 세상
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현빈지문 시위천지근
綿綿若存, 用之不勤.
면면약존 용지불근
가없고 생사 없기에 신비로운 저 세상,
시인이 상상하여 노래하며 경외한 곳,
우리가 서로서로 경으로 응대하는 쪽.
그 곳과 접한 우리의 실패와 좌절들,
누구든 어찌 쓰든 경계짓는 데 쓰는
우리 세상을 이루는 바탕, 뿌리로다.
영원히 이어지는 바로 여겨 있음으로 보여
자칫,주장하다 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저 세상, 쓰이나 줄곧 쓰지는 말 것이로다!
제 7장 넋들이 쓰는 만물과 '조타수'로서 된사람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천장지구 천지소이능장차구자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耶
시이성인후기신이신성 외기신이신존 비이기무사야
故能成其私
고성능기사
저 세상에서 말미암은 모습을 갖추는 천지간 만물, 동물, 식물, 인물은
스스로 생겨나지 않기에 그 쓰임이 오래토록 혹은 영원할 수 있으리라!
(하여, 이 세상 혹 저 세상 것인 듯한 넋들만이 만물을 만들어 쓰기에)
그렇기에, 된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되어짐의 뒤를 살펴 돌보는 바를 자신의 일로 삼으며
주변의 바람들을 살펴 자신의 바람을 태우는 '조타수'로 살아가나니,
이를 일컬어 사사로움 없이 일하는 방식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된사람은 능히 그 자신의 안녕을 이룰 수 있으리로다.
제 8장 가장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물과 같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악. 고기어도.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夫唯不爭, 故無尤.
부유부쟁, 고무우.
가장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물과 같도다.
만물과 다투지 않으면서도 그에 이로우며,
남들이 뭐라하든 제 갈 데로 가지 않는가!
고로, 저 세상 이 세상 경계, 도에 이른다.
사태에 임할 때는 확립된 사실들에 입각하면서, 아울러,
여러 관점들을 깊이 살펴 차이를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
하고 있는 일들은 그 미진함을 탓하지 않는 것이,
입말과 몸말, 그리고 글은 믿음이 가도록 쓰는 것이,
바로잡는 것은 다스려질 바를 무르익도록 하는 것이,
제 할 일은 마땅히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이,
시작하고 행할 때는 제때를 잘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것들이다.
이리하면,
함께 사는 이들과 다툼이 없기에
아무런 허물도 생기지 않으리라!
제 9장 일을 이룬 곳에서는 물러나는 것이 세상 이치로세!
持而盈之, 不如其已. 취而절之, 不可長保.
지이영지, 불여기이. 취이절지, 불가장보.
金玉萬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금옥만당, 막지능수. 부귀이교, 자유기구.
功遂身退, 天之道.
공수신퇴, 천지도.
가득 채우려다 넘치는 짓은 적당할 때 그만두는 것만 못하듯,
삐뚜름해질 기둥을 재고잰들 길이길이 반듯할 수는 없으리라.
금은보화 집안 가득해도 그것들을 지켜나갈 수는 없는 듯이,
부와 명예를 얻어 교만해질 때 돌아오는 것은 미움 뿐이리라.
고로, 일을 이룬 곳에서는 물러나는 것이 세상 이치로세!
제 10장 도에 이르렀는가?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專氣致柔, 能孀兒乎.
재영백포일, 능무리호. 전기치유, 능영아호.
滌除玄覽, 能無疵乎, 愛民治國, 能無知乎.
척제현람, 능무자호, 애민치국, 능무지호.
天門開闔, 能無雌乎, 明白四達, 能無爲乎.
천문개합, 능무자호, 명백사달, 능무위호.
生之畜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생지축지, 생이불유, 위이불시, 장이부재, 시위현덕.
만물에 들고나는 넋들과 깃든 넋들을 한 마음에 담아,
내치는 것도 멀리하는 것도 없이 살고 있는가?
만물을 잘 다스려 그에 실린 넋들이 요동치는 않도록
그 기운을 갖난아이처럼 부드러이 하고 있는가?,
사람들 마음을 헤아림에 어둡고 힘든 바를 살핌에
상처받지 않도록 찌름도 현혹도 없이 하고 있는가?
사람들과 협력하여 나라와 세상 일을 돌봄에,
앎과 말 혹은 행이 어긋나지 않고 있는가?
사람들 마음이 열리고 닫히는 바 세상사 흐름에,
핏줄, 연줄에 개의치 않고 함께 하고 있는가?
뜻하는 바들을 밝게 하여 세상 만사가 형통하도록
허망, 헛짓을 밝히며 무위로 행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거나 창조한, 그리고
쌓이거나 기른 그 무엇이든,
그에 맞게 쓰되 소유하지 않으며,
일은 이루되 내세우지 아니하며,
사람은 키우데 거느리지 않으니,
더할 바 없는 마음에 이른 것이 아닌가!
제 11장 무에서 빔으로 바뀌는 묘용.
三十輻共一곡. 當其無, 有車之用.
삼십폭공일곡. 당기무, 유차지용.
연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연치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鑿戶爽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착호상이위실. 당기무, 유실지용.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고유지이위이. 무지이위용.
살통에 모이는 바퀴살이 지나기에
무가 그 빔으로 바뀜으로써
수레에 쓰일 수 있게 되었도다.
찰흙을 빚으며 움푹하게 만들기에
무가 그 빔으로 바뀜으로써
그릇으로 쓰일 수 있게 되었도다.
문과 창을 뚫어 통하게 하기에
무가 그 빔으로 바뀜으로써
방으로 쓰일 수 있게 되었도다.
그렇듯,
빔이라는 있음에서 이로움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은
무라는 없음에서 어찌 어떤 빔이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니라!
제 12장 겉치레는 버리고 그 쓸모만 취한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오색령인목맹. 오음령인이롱. 오미령인구상.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 令人行妨,
치빙전엽 영인심발광, 난득지화 영인행방,
是以聖人 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시이성인 위복불위목, 고거피취차.
아름다운 오색으로 물든 미에 눈은 멀게 되고,
듣기 좋은 오음에 사로잡힌 귀는 먹통이 되고,
오미를 탐한 혀의 입은 자주 일그러지리로다!
놀이에 탐닉 중독되면 사람들 마음은 발광하게 되고,
재화가 얻기 힘들어지면 사람은 헤메게 되지 않는가!
이렇기에, 된사람은
굶주린 이가 눈요기는 마다하고 배만 채우듯이,
겉치레에는 마음쓰지 않고 그 쓸모만 취하노라!
제 13장 우리 몸을 사랑하는 바로써 세상을 응대하라!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총욕약경, 귀대환약신.
何謂寵辱若驚. 寵爲下(寵爲上, 辱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하위총욕약경. 총위하(총위상, 욕위하), 득지약경, 실지약경, 시위총욕약경,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及吾無身, 吾有何患.
하위귀대환약신.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급오무신, 오유하환.
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고귀이신위천하, 약가기천하, 애이신위천하, 약가탁천하.
남달리 사랑받는 것과 욕보는 것이 복받침을 부르는 바에서 같듯이,
남달리 맡은 자리와 우리 몸은 큰 걱정거리인 바에서 같은 것이로다.
어찌해서,
남달리 사랑받는 것과 욕보는 것이 복받침을 부르는 바에서 같은가?
남달리 사랑받는 것은 자신을 얕잡아 보는 마음을 허락한 것이어서,
그것은 얻어도 복받치고 그것은 얻어 잃어도 복받치기 때문이로다.
그래서, 남달리 사랑받는 것과 욕보는 것은 복받치는 바에서 같도다.
어찌해서,
남달리 맡은 바 자리와 우리 몸이 큰 걱정거리인 바에서는 같다 하는가?
우리한테 큰 걱정거리가 생긴 것은 몸이 있어 처신한 바로 그리 된 것이니,
우리한테 몸이 없다면 처신할 바도 없으니 어찌 걱정거리가 생기겠는가?
따라서,
몸을 귀히 다룸으로써 세상을 응대하는 바,
세상을 맡아보는 바와 전혀 다르지 않으며,
몸을 사랑하는 바로써 세상을 응대하는 바,
세상을 맡아보는 바와 가히 똑같다 하리로다!
제 14장 도의 실마리 잡기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시지불견, 명왈이. 청지불문, 명왈희. 박지불득, 명왈미.
此三者, 不可致詰.
차삼자, 불가치힐.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고혼이위일. 기상불교, 기하불매,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승승불가명, 복귀어무물.
是謂無狀之狀, 無物之象. 是謂恍惚.
시위무상지상, 무물지상. 시위황홀.
迎之 不見其首, 隨之 不見其後.
영지 불견기수, 수지 불견기후.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능지고시, 시위도기.
"보는 <것>으로"가 아닌 보이고 있는 무엇을 '이'라 일컬으며
"듣는 <것>으로"가 아닌 들리고 있는 무엇을 '희'라 일컬으며
"쥐는 <것>으로"가 아닌 쥐어져 있는 무엇을 '미'라 일컫노라.
그 세가지는 <것>이 생기기 전 무엇에 대해 깨닫는 바로
그 무엇이 어떤 것인가를 따지고 들 수는 없는 것이로다!
따라서,
셋으로 나뉘며 <것>이 되기 전 무엇은 아직 경계가 없는 하나로니,
더없이 훌륭한 그 어떤 지식으로도 밝게 비춰보일 수는 없는 바며,
그 바의 재현이라 내보이며 사기친다 해도 가리울 수 없는 바이다.
또한,
말미암아 비롯되는 쪽은 가리킬 수 없으니 이름이 없으며,
그 쪽에 시작과 끝이 닿아 도는 바는 만물에 속하지 않도다.
그래서,
꼬아 도는 바는 모양 없는 모양이라, 형체 없는 형식이라 부르고,
비롯되는 쪽은 헤아려 알 수 없어 멍한, 황홀한 것이라 부르기에,
그 쪽의 보이지 않는 머리를 받아들여 '이다 아니다' 하고 ,
그 쪽의 보이지 않는 꼬리를 쫓아가며 '발동한다' 하도다.
이러한 바로,
묵은 도를 잡아 오늘을 제어하는 바가 있게 되었으며,
그 묵은 시작을 아니 도의 실마리를 붙잡았다 하리로다.
제 15장 마음 다스림으로서 도
古之善爲士者,
고지선위사자,
微妙玄通, 深不可識.夫唯不可識,
미묘현통, 심불가식.부유불가식,
故强爲之容.
고강위지용.
豫兮若冬涉川, 猶兮若畏四隣. 儼兮其若客,
예혜약동섭천, 유혜약외사린. 엄혜기약객,
渙兮若氷之將釋, 敦兮其若樸, 曠兮其若谷, 混兮其若濁.
환혜약빙지장석, 돈혜기약박, 광혜기약곡, 혼혜기약탁.
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久)動之徐生.
숙능탁이정지서청. 숙능안이(구)동지서생.
保此道者, 不欲盈. 夫唯不盈, 故能蔽而新成.
보차도자, 불욕영. 부유불영, 고능폐이신성.
예로부터 마음을 잘 다스린 사람들은,
제 주위 만물, 인물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두루 통하도록 제자리에 맞추어 쓰는 바
깊이를 잴 수 없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묘사한다면, 그러한 사람들은,
이해한 바는 겨울 강 살얼음 대하듯 경계하고,
두루 살펴 통하게 함에 만생명을 두려워 하고,
그 쓰는 바 엄한 바는 손님처럼 조심스러우며,
도타움에 가식이 없어 누구든 편히 다가서고,
머물 데 없어 넓고 텅 빈 바가 계곡과 같으며,
뒤섞여 함께 하기에 항상 고만고만해 보인다.
탁한 물을 그대로 두어 서서히 맑아 지는 것을
무위로써, 내버려둘 수 있는 사람들 누군가?
안정된 것들이 오래 작동하도록 하는 가운데
새 것이 서서히 생겨나도록 할 사람들 누군가?
이 도(道) 가진 이는 채우려는 마음이 없도다.
채우려 하지 않고 제 깜냥대로만 지족하기에,
그 묵은 도 낡아 헤져도 새로워질 바 없어라!
제 16장 몸이 다해도 남는 것은?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歸根曰靜, 是謂復命.
부물운운, 각복귀기근. 귀근왈정, 시위복명.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복명왈상, 지상왈명. 불지상, 망작흉.
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王乃天.
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왕내천.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천내도, 도내구. 몰신불태.
'그러려니' 하는 허구가 실상에 이르르니
만물이 어울리며 생겨나 질서를 갖추고,
그 뿌리로 되도는 바들이 두터이 쓰이면
우리는 그 바들을 보기에 되풀이하노라!
무릇, 만물은 이렇게 저렇게 서로 얽히지만,
이내 각기 그 되도는 바에 맞춰 돌아가노니,
그 되도는 바를 다툼없이 고요한 바라 일컫고
이를 가리켜 그 타고난 바로 돌아간다 하노라!
타고나고 얻은 바 깜냥대로 마치는 것를 두고,
변함없이 한결같은 바에 이르렀다 하리로니,
이러한 한결같은 바를 알고 행하는 바에서
적응과 협력으로 일군 밝은 세상이 올 것이요.
이를 알지 못하고 이를 행하지 않는 바에서
갈등과 경쟁이 넘쳐 재앙을 불러오게 되도다.
이러한 한결같은 바를 알고 행하니,
들이지 못할 것도 내쫓을 것도 없고,
이렇게 만물을 각각 되돌릴 수 있으니,
공공의 맡은 바에서 엄하게 처리하고,
이렇게 맡은 바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어느 누구 하나 얕잡아 보지 아니하고,
이렇게 서로 경외로 응하고 대할 새,
서로 하늘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경외로 하늘을 응대하는 것이
바로 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도를 행하는 바,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은 영원히 이어지지 않겠는가!
그러하다면, 그 몸이 다해 무너지더라도
그 마음 넋은 전혀 위태롭지 않으리로다.
제 17장 어찌 이리 되었을꼬?
太上 下 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 畏之, 其次 侮之.
태상 하 지유지, 기차 친이예지, 기차 외지, 기차 모지.
信不足焉, 有不信焉. 悠兮其貴言,
신부족언, 유불신언. 유혜기귀언,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오랜 세월 겪고서야 그 길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다음 가까이 두고 하나하나 새기며 즐기다가
이내 밝아오는 바 두려워 어찌할 바 모르다가
끝내는 얕잡아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리는구나!
그런 까닭에,
그 길에 믿음이 부족해지고 불신이 퍼지니
그 귀한 말들을, 그 길을 멀리하고 있도다.
그런 연후,
빼어남을 이루고 맡은 바를 말끔히 처리한 것을
모두 그들 스스로 그러한 것으로 여기고 있도다.
제 18장 큰 길에서 벗어나 생긴 것들:진리, 권위, 권력, 가족, 효, 자애, 국가, 충신
大道廢, 有仁義,
대도폐, 유인의,
智慧出, 有大僞,
지혜출, 유대위,
六親不和, 有孝慈,
육친불화, 유효자,
國家昏亂, 有忠臣.
국가혼란, 유충신.
만물, 인물을 추구로 여겨 제자리 제몫대로 쓰며
생명, 사람을 하늘로 여겨 경으로 응대하는 바가
누구나 걸을 큰길인데 더 이상 걷지 않게 되면서,
가진 자들이 불쌍히 여겨 너그러이 베푸는 선행은
가난한 자들을 치욕스럽게 만들어 미움을 부풀리고
난자, 든자들이 진리라 일컬은 반석에 세운 정의는
사람들을 계몽의 깃발로 휘둘러 편을 가르는도다.
시인과 예언자들이 이러한 바를 한탄하고
생명, 사람들을 두려워 할 지혜를 남기나,
저 세상에 대해 쉬이 알 수는 없다 하나
아는 바가 있다고 우기는 이들이 나타나
권위와 권력을 세우니 더없는 거짓이도다.
이를 시작으로,
이 세상에 먼저 그리고 뒤에 태어난 자들이
얽혀 사는 가족에 차별과 권위가 깃드나니
뒤에 나온 자는 효로서 받드는 바가 생기고
먼저 나온 자는 자애로 살피는 바가 생긴다.
이어,
받들고 다스릴 사람들의 있는 바가 커지며
떠받들 자를 고르는 데 다툼이 있게 되고
그 다스림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게 되니
그 커진 바, 나라에 충성할 이가 생기도다.
제 19장 끊고 버릴 것들과 관행으로 얻을 것들
絶聖棄智, 民利百倍,
절성기지, 민리백배,
絶仁棄義, 民復孝慈,
절인기의, 민복효자,
絶巧棄利, 盜賊無有.
절교기리, 도적무유.
此三者 以爲文不足.
차삼자 이위문불족.
故令有所屬. 見素抱樸, 少私寡欲.
고령유소속. 견소포박, 소사과욕.
성스러운 바들은 연을 끊어 침묵 속에 가두고
권위와 권력을 낳는 지식은 버리고 무위하면,
사람들한테 천배만배 이로움으로 돌아가리로다.
너그러이 베풀기보다는 제자리 제몫에 딱맞게 응대하고
정의의 깃발을 세우기보다는 나름의 바름들을 이해할 새,
사람들은 서로 받들고 보살피는 마음으로 되돌아가리로다.
계책의 기교 부리는 바와 집단의 이득 취하는 바를 끊어버리고
주어진 문제 해결에 힘쓰면서 사람들의 안정을 최우선 한다면,
서로 해치는 마음과 서로 훔치려는 마음들이 생기지 않으리로다.
위 세가지를
그 어떤 말로 바꾸어
가르치고 배운다한들
만족스럽지 않으리로다.
그러니,
끊고 버린 것들에 대신할 바들을 마음, 세상에 관행으로 정착시켜
자신의 나갈 바를 보이고 다른 이의 나갈 바를 서로서로 품으면
시시비비는 적어지고 잦아들며 바라는 바들은 줄어들게 되리로다.
제 20장 돌아갈 곳 없는 '나'와 천상천하 하나 뿐인 '우리'를 품은 개체로서 나
絶學無憂.
절학무우.
唯之與阿, 相去幾何. 善之與惡, 相去何若.
유지여아, 상거기하. 선지여악, 상거하약.
人之所畏, 不可不畏.
인지소외, 불가불외.
荒兮其未央哉.
황혜기미앙재.
衆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臺.
중인희희, 여향태뢰, 여춘등대.
我獨泊兮其未兆, 如영兒之未孩.
아독박혜기미조, 여영아지미해.
乘乘兮若無所歸. (諸行無常, 諸法無我, 急槃寂靜)
승승혜약무소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
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중인개유여, 이아독약유. 아우인지심야재,
沌沌兮,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돈돈혜, 속인소소, 아독혼혼. 속인찰찰, 아독민민,
澹兮其若海, 요兮若無止.
담혜기약해, 요혜약무지.
衆人皆有以, 而我獨頑似(且)鄙.
중인개유이, 이아독완사(차)비.
我獨異於人 而貴求食於母.(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
아독이어인 이귀구식어모.(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
권력의 반석인 진리 찾고 배우기란 것은
하고자 하는 바를 세워 사람들을 부리고
다툼과 예언을 일삼는 바로 이어지기에,
무위로 이러한 배움을 끊으면,
맘 조리고 애끊는 바 그치리라!
사람들한테서 들리는 소리가 ‘예’든 ‘응’이든
그 차이는 내가 두는 마음만큼 벌어지는 것.
사람들이 선하다, 악하다 여기는 것 또한
내가 선 자리에서 들이고 밀쳐내는 것일 뿐.
이렇듯,
사람이란 내 마음에 두고 보는 인물이 아닌
그 속을,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일 터인데,
경으로 대하지 않고 두려워 하지 않으니,
이로 말미암아,
저 말미암은 바에서 비롯된 이 세상 만물이
황폐해져 버려지는 바에 그 끝이 없구나!
뭇사람들이 희희락락하며
이 세상 저 세상 한 세상이라
산해진미로 입을 즐거이 하고
높은 곳에 올라 눈을 즐거이 할 새,
'나', 우리 세상에 머물며 저 세상과 빚대는 바를 끊고
갓난 아이처럼 드러나는 바 되돌아오는 바에 따르니,
빈배가 물위에 뜬 듯 돌아갈 곳이 없는 바가 되도다.
이러하기까지,
뭇사람들 모두 채우고 넘치기까지 하거늘
나만 홀로 허하고 부족하다 여겼노니,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 마음 아니었던가!
세상 사람들 재기넘치고 발랄하건만
나만 홀로 유독 어리숙하다 여겼고
세상 사람들 살피고 가늠함이 탁월하건만
나만 홀로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핍박한 바,
그 어찌 몽매하지 않았다 아니할 수 있겠는가!
그러했으니,
마음을 담담히 바다같이 넓히며 세상을 대하고
산들바람처럼 그치지 않고 흐르며 그에 안기면,
더할나위 없는 '우리'에 이르렀다 하리요만은,
뭇사람들은 굳게 믿는 바로 풍파와 싸워나가고
나만 유독 완고하게 밀리는 바대로 흘렀도다!
그러는 사이,
만물이 그 생기를 말미암은 쪽에서 구하는 것을 보기에
말미암은 쪽, 되돌아가는 쪽, 그 쪽을 항상 보고 있기에
나만 유독 하늘 아래 '우리'를 품고 있는 한 사람이로세!
제 21장 바람은 가벼이, 다룸은 엄히, 결과는 담담히!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공덕지용, 유도시종. 도지위물, 유황유홀.
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홀혜황혜, 기중유상. 황혜홀혜, 기중유물.
窈兮冥兮, 其中有精. 其精甚眞, 其中有信.
요혜명혜, 기중유정. 기정심진, 기중유신.
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吾何以知衆甫之狀(然)哉, 以此.
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 오하이지중보지상(연)재, 이차.
바람은 가벼이, 다룸은 엄히, 결과는 담담히
무위로써 행하는 바, 도를 따르는 것이로니,
도에서 생겨난 만물을 이러한 도로써 다스림은
보건데 어지럽고 생각컨데 헤아리기 어렵도다.
가늠하지 않는 가운데 멍하게
드러나는 바를 현상이라 하고,
그 멍한 바들 가운데 힘들여
헤아리면서 만물이 자리잡도다.
그윽하고 어두운 쪽을 응대하는
그 가운데 되도는 바들이 있고,
그 바들이 깊어지고 뻗치면서
사실들 혹은 진리로 굳어지고,
그 가운데 믿음이 생기는도다.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가르킴들은 수없이 많았겠으나
그 많은 것들에서 풀어 얻어내니,
그 많은 것들 또한 그러한 바였음을
내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도임을!
제 22장 항상 시작과 끝이 맞아떨어지도록 하라!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폐則新, 少則得,
곡즉전, 왕즉직, 와즉영, 폐즉신, 소즉득,
多則惑, 是以聖人, 抱一爲天下式, 不自見故明,
다즉혹, 시이성인, 포일위천하식, 불자현고명,
不自是故彰, 不自伐故有功, 不自矜故長,
불자시고창, 불자벌고유공, 불자긍고장,
夫惟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古之所謂曲則全者,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고지소위곡즉전자,
豈虛言哉. 誠全而歸之.
기허언재. 성전이귀지.
보고듣는 바, 바탕에서 바람이 일어 행하는 바, 귀결로 이어짐에
그 끝이 시작에 ‘여김에’ 바람으로 맞아떨어지니 완전하게 되고
맞아떨어지지 않는 바는 끝과 시작 사이가 아닌 그 바람에 있어
바람을 굽히니 ‘보기에’ 결점이 생기지 않으니 항상 곧게 되고
행으로 생겨남들이 바람에 맞아떨어져도 맞아떨어지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모두 경으로 응대하니 내칠 것 없어 가득차오르고
생겨남과 바람이 서로, 바람과 행함이 서로, 어울리지 않아
낡아져 그 쓸모가 다해야 새바람과 새관행이 만들어지리라.
이러하니,
바람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얻어지는 것들은 많아지고
바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지리로다.
이로써,
된사람의 천하를 대하는 방식은 하나, ‘무위’ 뿐이로다.
자신의 관점을 앞세우지 않으니 만물을 밝게 볼 수 있고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으니 누구든 기꺼이 참작하며
자신의 이룸을 내보이지 않으니 누구든 그 공을 인정하며
자신의 도구를 자랑하지 않으니 누구든 기꺼이 쓰리로다!
이로써,
겨루어 다툴 일을 만들어내지 않으니
세상에 시비걸어 다툴 이가 있겠는가!
예로부터,
그 끝이 시작에 ‘여김에’ 바람으로 맞아떨어짐을
완전하다 일컫는 것이 어찌 허황된 말이었겠는가
그러하니,
완전해지고자 정성을 다하는 가운데 그 넋,
그 만물의 되돌아가는 바들을 타고 가리라!
제 23장 말을 적게 함이 스스로 그러하게 함이라!
希言自然,
희언자연,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孰爲此者, 天地,
표풍불종조, 취우불종일.숙위차자, 천지,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천지상불능구, 이황어인호.
故從事於道者, 道者同於道, 德者同於德, 失者同於失.
고종사어도자, 도자동어도, 덕자동어덕, 실자동어실.
同於道者, 道亦樂得之, 同於德者, 德亦樂得之, 同於失者, 失亦樂得之.
동어도자, 도역락득지, 동어덕자, 덕역락득지, 동어실자, 실역락득지.
信不足, 有不信.
신부족, 유불신.
말은 형체 없는 울타리요, 나침반이리니
말을 적게 함이 스스로 그러하게 함이라!
회오리 바람도 아침 내내 몰아치지는 않으며
소나기도 하루 내내 쏟아붇지는 않는 것처럼,
어느 누가 그리 하고 있는가? 천지가 그렇다.
천지도 그토록 오래 하지는 못하거늘
하물며 인간이야 어떠해야 하겠는가?
고로, 무위의 도를 따르는 사람은
도 있는 자와는 도를 함께 나누고
덕 있는 자와는 덕을 함께 나누고
허물 있는 자와는 허물을 나누노라!
도를 나누는 사람은 도에서도 즐거움을 얻으며
덕을 나누는 사람은 덕에서도 즐거움을 얻으며
허물을 나누는 이는 허물에서도 즐거움을 얻노라.
믿음이 이리 닦여지지 않았다면
그 믿음은 아직 없는 것이로다.
제 24장 있으나마나 한 자들과 하나마나 한 짓들
기者不立, 跨者不行.
기자불립, 과자불행.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其爭也, 曰餘食贅行.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멀리 보려 잘 보이려 발끝으로 선 자
바탕이 흔들려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이쪽 저쪽 기웃거리며 양다리를 걸친 자
사타구니가 찢어져 걸을 수 없게 되리요.
자기 견해에 묻혀 다른 견해 못 본 자
함께 가는 길 서로 밝혀 보일 수 없고,
자기 주장만 옳다하여 굳게 내달린 자
모든 길들이 막혀 보이지 않게 되리요.
자기 공을 치켜세워 자랑하는 자
함께 이룬 보람마저 없애버리고,
자기 깜냥 뽐내는 바를 즐기는 자
된사람으로 커나갈 수는 없으리라.
이리하는 바들을 도(道)에서 보자면,
남은 음식처럼 있으나마나 한 자들,
하나마나 한 짓들이 되어버리도다!
만물은 이러한 바를 싫어 피하노니,
도(道) 갖춘 자 이리하지 않으리로다.
제 25장 도는 스스로-그러함을 본받노라!
有物混成, 先天地生.
유물혼성, 선천지생.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적혜요혜, 독립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하모
吾不知其名,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오부지기명, 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域中有四大, 而王居(處)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왕역대, 역중유사대, 이왕거(처)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만물을 있게 한 어지러운 그 '무엇'
이 천지보다 먼저 생겨난 바이리라.
(그 '무엇'을 형언하자면,)
('분별'을 허락하지 않기에)
('것'이라 칭할 것들이 없고)
고요히 텅 빈 바로 홀로 있어
바뀜도 시작도 끝도 없기에
돌고돌리어도 다함이 없으니
가히 천하의 어머니라 하리라!
내 그 이름을 알지 못하므로
그에 ‘광대하다’ 이름지어 놓고
그에 도(道)를 맞대붙여 놓으니
끝이 없어 발동하여도 못잡고
아득하여 분간할 수도 없기에
발동은 그 시작으로 되도노라.
이에 따라,
그 마음, 도(道)도 광대해지고
하늘도 광대, 땅도 광대해지자
최고 권력 또한 광대해지면서
세상 이 네가지 광대한 것들 중
최고 권력이 첫째가 되었도다.
(허나, 그 까닭이 이러한 바에,)
사람은 땅의 그러함을 본받고
땅은 하늘의 그러함을 본받고
하늘은 도의 그러함을 본받고
도는 스스로-그러함을 본받노라!
제 26장 안정된 뿌리에서 나오는 다스림
重爲輕根, 靜爲躁君.
중위경근, 정위조군.
是以聖人. 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시이성인. 종일행, 불리치중, 수유영관, 연처초연.
柰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내하만승지주, 이이신경천하.
輕則失本, 躁則失君.
경즉실본, 조즉실군.
진중함으로 가벼운 뿌리에 안정을 주고
고요함으로 조급한 제어에 제동을 건다.
이와 같이, 된사람은
하루내내 길을 가면서도
길 가운데서 벗어나지 않으며
더없는 구경거리가 있다 하더라도
자기 자리를 초연히 지키는 사람이라.
만물을 다스리는 자, 몸을 씀에
어찌 천하를 가벼이 대하겠는가!
가벼우면 뿌리를 잃어버리고
조급하면 제어를 상실하노라!
제 27장 요묘를 갖춘 밝은 관행
善行, 無轍迹, 善言, 無瑕謫, 善數, 不用籌策.
선행, 무철적, 선언, 무하적, 선수, 불용주책.
善閉, 無關楗而不可開, 善結, 無繩約而不可解,
선폐, 무관건이불가개, 선결, 무승약이불가해,
是以聖人, 常善求人, 故無棄人, 常善救物, 故無棄物.
시이성인, 상선구인, 고무기인, 상선구물, 고무기물.
是謂襲明,
시위습명,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불선인자, 선인지자,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是謂要妙.
시위요묘.
길을 잘 가면 흔적이 남지 않고
말을 잘 하면 흠잡을 데가 없고
셈을 잘 하면 득실에 매이지 않고
잘 닫으면 빚장 걸지 않았어도 열 수 없고
잘 묶으면 줄로 묶지 않았어도 풀 수 없다.
이와 같이, 된사람은
쓸 사람을 잘 구하기에 누구 하나 내치지 않으며
쓸 것들을 잘 구하기에 어떤 것도 버리지 않노라!
이를 일컬어 ‘밝은 관행을 갖추었다’ 하리로다.
그렇기에,
잘하는 이는 잘하지 못하는 이가 본받을 스승이며
잘하지 못하는 이는 잘하는 이의 바탕, 자산이로니,
그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아니하고
그 자산을 소중히 하지 아니하면
비록 지혜로운 자라 할지라도
크게 헤멜 수밖에 없으리로다.
이를 일컬어 ‘중(요)한 (묘)리’라 하노라!
제 28장 쪼개 쓰는 바와 통째로 쓰는 바
知其雄, 守其雌, 爲天下谿.
지기웅, 수기자, 위천하계.
爲天下谿, 常德不離, 復歸於孀兒.
위천하계, 상덕불리, 복귀어영아.
知其白, 守其黑, 爲天下式,
지기백, 수기흑, 위천하식,
爲天下式, 常德不 , 復歸於無極,
위천하식, 상덕불특, 복귀어무극,
知其榮, 守其辱, 爲天下谷.
지기영, 수기욕, 위천하곡.
爲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樸.
위천하곡, 상덕내족, 복귀어박.
樸散則爲器. 聖人用之, 則爲官長,
박산즉위기. 성인용지, 즉위관장,
故大制不割.
고대제불할.
두드러진 바들, 엮이어 두드러진 것들을 알아차리고
두드러지게 하는 바들을 경으로 지켜나갈 수 있다면
그 마음 세상만물이 흘러드는 천하의 계곡이 되노라!
만물이 서로 어우러지는 천하의 계곡이 되어
딱딱 맞아떨어지는 덕이 항상 함께 하노라면
갓난 아이로 다시 돌아가는 바와 다르지 않다.
그 두드러짐의 명명백백함을 알아차리고
그 알 수 없음을 침묵으로 지켜나간다면
천하, 세상의 형식, 혹은 법칙이 되노라!
이러한 바를 천하의 형식으로 삼아 산다면,
항상 한치라도 어긋나지 않는 덕을 타고서
다 없는, 한계 없는 바로 되돌아 가리로다!
성공이란 그저 서로 맞아떨어진 바임을 알아차리고
실패를 양립불가능한 바로 들이어 감당할 수 있다면
그 마음 세상만물이 흘러드는 천하의 계곡이 되노라!
만물이 서로 어우러지는 천하의 계곡이 되고
어긋나지 않는 그 덕이 이내 가득차 오르면
박처럼 커져가는 마음으로 되돌아 가리로다.
박은 쪼개어야 그릇으로 쓸 수 있듯이,
된사람들은 그리 쪼개진 그릇들을 써서
식자와 위정자들을 엄히 제어하리로라!
고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름질한 마음은
그 어떤 분할도 없는 바임을 아노라!
제 29장 이 세상엔 수많은 넋들이 안기어 있으니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故物, 或行或隨, 或허或吹, 或强或羸, 或挫或휴,
고물, 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좌혹휴,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시이성인거심, 거사, 거태.
장차 천하를 좌우할 권력을 얻고자 하는 일들
이룰 수 없는 일임을 나는 이미 알아차렸도다.
천하는 수많은 넋들이 담기는 그릇이려니
뉘라서 그것을 맘대로 다룰 수 있겠는가!
천하를 뒤흔든다 한들 재앙을 부르며 망하고
그 권력을 잡는다 한들 허물만 쌓일 뿐이로다.
앞서는 것이 있으면 뒤따르는 것도 있음이
내쉬는 것이 있으면 들이마시는 것도 있음이
강건한 것이 있으면 파리하게 약한 것도 있음이
구성되는 것이 있으면 무너지는 것도 있음이
인간사, 세상사, 이른바, 만사의 실상이려니
고로, 된사람은
집착을 버리고
과욕을 버리고
교만을 버린다.
제 30장 밀어부치는 싸움꾼의 운명
爾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기사호환.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善者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자과이이. 불감이취강.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즉로. 시위부도. 부도조이.
무위의 도로 사람들의 넋들을 돕는 이!
힘으로 세상을 밀어부치려 하지 않음에
그 섬김이 돌아오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쌈하는 자 있는 곳에는
가시나무들만 무성하고
큰 싸움이 끝나고 나면
필히 흉흉해지게 되노라.
잘 사는 이, 이룬 바에 머물지 않으니
어찌 그로써 강함을 취하려 하겠는가!
이룬 바를 긍지로 삼지 아니하며
이룬 바를 방패로 삼지 아니하며
이룬 바로 교만하지 아니 하면서
이룬 바로 이득을 얻지 아니하며
이룬 바로 밀어부치지 아니하노라!
만물이 왕성한 것은 곧 노쇠해지는 것.
시들어 지는 것은 무위의 도가 아니며
이 도가 아닌 것은 빨리 멈춰버리노라!
제 31장 싸움은 재앙이니 된사람의 태도는?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부가병자, 불상지기,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君子居則貴左, 用兵則貴右.
군자거즉귀좌, 용병즉귀우.
兵者, 不祥之器, 非君子之器.
병자, 불상지기, 비군자지기.
不得已而用之, 恬淡爲上, 勝而不美.
부득이이용지, 염담위상, 승이불미.
而美之者, 是樂殺人. 夫樂殺人者, 則不可鎰志於天下矣.
이미지자, 시락살인. 부락살인자, 즉불가이득지어천하의.
吉事尙左, 凶事尙右.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길사상좌, 흉사상우. 편장군거좌, 상장군거우.
言(居上勢 則)以喪禮處之, 殺人之衆(衆多), 以哀悲泣之, 戰勝以喪禮處之.
언(거상세 즉)이상례처지, 살인지중(중다), 이애비읍지, 전승이상례처지.
싸움과 무기 좋아하는 자, 재앙 가득 품은 그릇이어서
만물이 싫어 피하므로 도인은 그 곁에 머물지 않노라!
자신을 잘 다스리는 이, 즉 군자는
그것을 쓸 때에는 가까이 두겠지만
평소엔 멀리두는 것이 금칙이리라.
싸움, 무기라는 것은 재앙을 부르는 것들이니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이가 쓸 도구가 아니리라.
부득이 그것을 쓸 수밖에 없게 된 바에는
조용하고 싱겁게 끝내는 것을 최고로 여겨
이기는 것을 잘하지도 기리지도 않으리라.
이기는 것을 아름다이 여겨 기리는 자들은
몸과 맘 베고 찌르는 것을 즐기는 자들이니,
이리 살인을 저지르는 자들을 북돋는 사람이
어찌 천하 사람들의 뜻을 얻을 수 있겠는가!
좋은 일보다는 흉한 일을 가까이 하여 살피듯이,
참모보다 장수를 가까이 두어 다루는 까닭은,
전장의 형세를 살펴 그에 맞추고자,
싸우다 베이고 찔려 죽은 이들한테
예를 갖추어 그 돌아감을 살피고자,
그리고
베고 찔려 죽은 이들, 죽인 이들이 많으면
민망하고 슬퍼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기에
이기더라도 예로써 그 돌아감을 살피려 함이다.
제 32장 도에 한 이름만 붙일 수는 없다.
道常無名, 樸雖小, 天下莫能臣也.
도상무명, 박수소, 천하막능신야.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天地相合以降甘露, 民莫之令而自均.
천지상합이강감로, 민막지령이자균.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시제유명,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譬道之在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비도지재천하, 유천곡지어강해.
도, 알다가도 모를 것이기에 항상 이름이 없다.
아무리 작은 바라도 스스로 통으로 되도는 바,
하늘 아래 그 무엇 그 누가 부릴 수 있겠는가!
힘을 얻게 된 자 참으로 이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은 자신들을 받들며 그리 따를 것이로다.
하늘과 땅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단비를 내리고
사람들은 부려지지 않으니 스스로 고르게 살리라.
자연스레 관행으로 널리 확립되어 이름 또한 갖게 되면,
지식인들 역시 지식 전하려는 바 그치고 그리 하리로라.
비유한 그 도, 조작적 밀폐 혹 마음들은 하늘 아래 무수하니,
말미암아 내 이루고 계곡 지나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으리라.
제 33장 뜻을 얻어 행한 이, 영원히 살리라!
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인물들을 그에 맞게 추구처럼 다루는 이 지혜로운 이지만,
사람들은 다룰 수 없음을 알아야 참으로 마음 밝은 이로다.
여러 방면에서 다투어 이겨 앞선 자는 능력 있는 자지만,
자신을 깜냥에 맞게 잘 다루며 사는 이 진정 강한 이로다.
필요에 맞춰 만사 넘치지 않도록 하는 이,
항상 넉넉하기에 부유한 사람이라 할지니,
이렇게 살며 만물을 잘 다루어 갈 때에야
감히 뜻을 얻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로다.
그 뜻한 바 잃지 않고 관행으로 굳힌 이라야
산 것들 사이 무구하게 길이 거닐며 살다가
그 몸 멈추어도 그 넋은 사라지지 않으리니
진정 영원토록 살고 있다고 말하게 되리라.
제 34장 도의 성장(成長)에 대한 태도
大道氾兮, 其可左右.
대도범혜, 기가좌우.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是以聖人終不爲大, 故能成其大.
시이성인종불위대, 고능성기대.
도, 즉 마음이 커져 차올라 넘치면
그 머리가 좌우사방으로 뻗치노라.
그에 따라 인물, 만물이 생겨나나
그 도, 마음따라 되도는 것들이니
그렇다해도 그런 지 알 수 없노라.
만물에 모양을 주고 성질들을 보태어
맞물려 돌아가게 하되 부리지 않으니
항상 되어가는 바에 따르는 무위로써
살다보면 소인이란 소릴 듣게 되리라.
만물에 기운이 차고 크게 일어나서
그 마음 따른다해도 부리지 않으니
그럴 땐 대인이란 소리도 들으리라.
이로써, 된사람은
거룩하고 훌륭한 바를 쫓지 않으니
그 큰 마음을 이룰 수 있게 되노라.
제 35장 이름 많은 도: 대상, 온마음, 대아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집대상, 천하왕, 왕이불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낙여이, 과객지, 도지출구, 담호기무미.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시지부족견,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온마음을 항상 대아로 여기는 자,
세상 어디든 가지 못할 곳이 없고,
어딜 가든 害 주지도 받지도 않아,
항상 편안하고 화평하며 태평하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곳이면 어디든,
지나는 이 바로 알아차려 멈추지만,
도가 입밖으로 흐르더라도 그곳에는,
담담하여 그 맛과 향이 일절 없기에,
눈여겨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기울여 들어도 들리지 않지만,
아무리 쓰여도 다하지 않노라.
제 36장
제 37장
제 38장
제작중...
上德不德, 是以有德,
下德不失德, 是以無德,
上德無爲而無以爲,
下德爲之而有以爲,
上仁爲之而無以爲,
上義爲之而有以爲,
上禮爲之而莫之應, 則攘臂而扔之,
故失道而後德, 失德而後仁, 失仁而後義, 失義而後禮,
夫禮者, 忠信之薄, 而亂之首,
前識者, 道之華, 而愚之始,
是以大丈夫處其厚, 不居其薄,
處其實, 不居其華, 故去彼取此.
최상의 덕을 지닌 사람은 덕을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에 덕을 지니게 된다.
낮은 덕이 적은 사람은 덕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덕이 없게 마련이다.
최상의 덕을 지닌 사람은 억지로 함이 없어 인위적인 데가 없고,
낮은 덕을 지닌 사람은 억지로 하여 인위적인 데가 있게 마련이다.
최상의 인을 지닌 사람은 그것을 하되 인위적인 데가 없고,
최상의 의를 지닌 사람은 그것을 하되 인위적인 데가 있고,
최상의 예를 지닌 사람은 그것을 하되 이에 응하지 않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덤벼든다.
그러므로 덕을 도를 잃은 뒤에 덕이 생겨나고, 덕을 잃은 뒤에 인이 생겨나고, 인을 잃은 뒤에 의가 생겨나고, 의를 잃은 뒤에 예가 생겨나는 것이다.
대저 예란 진심과 신의가 엷어진 데서 생겨난 것으로 혼란스러움의 시초이다.
남보다 먼저 깨닫는 지혜는 道의 꽃다움이긴 하나, 어리석음의 시초이다.
이런 까닭에 대장부는 그 두터움에 처하고 그 엷음에 처하지 아니하고,
그 실질적인 데에 처하고 그 꽃다움의 가식에 처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것을 버리고 저것을 취하는 것이다.
0개 댓글